본 포스팅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공대생
공대생.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공대생의 특징이 뭐냐 물어보면 [체크무늬 남방] 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저는 어떤 옷을 입혀놔도 공대생 느낌이 납니다.
비단 패션뿐 아니라 지식과 사고 방식도 공대스럽습니다. 사고 방식은 고치기 어렵지만 책은 읽어볼 수 있으니 몇 년 만에 전공서적 이외의 책을 집어봅니다. 오 마이 갓… 근데 그 책이 마이클 샌델 선생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습니다. 읽는데 한달 넘게 걸렸습니다. 후 … 제가 골랐지만 선택이 참 …
정의란 무엇인가
자 이제 잡설은 그만하고 책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샌델 아저씨께서 다양한 사례로 과거의/현재의 석학들이 연구했던 정의에 대해 이래저래 설명해 주십니다.
정리 끝!
이라고 하면 공대생이라고 욕먹을까봐 좀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책의 시작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태풍에 피해를 본 사람들과 복구에 필요한 자원을 가진 사람들의 갈등이 주 이야기인데 골자는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사람에게 이렇게 폭리를 취해도 되느냐?”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값이 몇 배로 뛴다거나 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찬성하는 측은 터무니없어 보이는 가격으로 보이더라도 필요한 물건을 더 생산하도록 공급업자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입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피해를 입은 주민은 남의 고통과 불행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행위라고 했는데 피해를 입은 주민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딱 하나의 사례만을 소개드렸는데요, 사례를 더 소개하면 지루해 질 것 같아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책은 끝날때까지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사례로 다양한 입장에 대해 비교/분석하는데, 관련 주제를 철학으로 끌고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깁니다. 필요하면 칸트도 소환하고 제러미 벤담도 소환합니다.
저 스스로를 신기하다고 느꼈던 것은 제가 20대였다면 주민의 입장만을 옹호했을텐데, 지금은 업자들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피해를 본 주민은 기존의 삶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고 업자는 급증한 수요속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만들고 매번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 옳은 걸까요?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한데요, 이에 대해 토론을 원하신다면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D
욕망/욕구
저는 책에서 말하는 정의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는데요, 어떤 입장이든 결국 욕망/욕구
를 만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새긴 하는데 미드 하우스를 보면 의사인 하우스가 의사로써의 윤리/의무를 어기고, 살고싶다
는 환자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드시 말했어야 할 사항을 숨기고 장기기증 위원회 앞에서 위증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격이 박탈되어야 맞는 환자가 기증을 받아 살아나게 되는데요, 그 환자가 건강해진 모습을 보며 하우스는 매우 만족스러워 합니다.
저는 위법행위를 옹호하지 않지만 상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하우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상대방의 욕구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타인의 욕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욕구의 충돌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설명한 책이 바로 이 책 정의란 무엇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책 판매원이 된 느낌인데 그런거 아니구요…
우리는 삶을 살며 다양한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고 협력하고 부딪혀야 합니다.
이 때, 자신의 욕구를 모른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땐 아무 생각없이 선택하고나서 나중에 내가 바란건 그런게 아니었다.
라는 식의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분명이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욕망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는 타인과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고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서 혼자사는 인생이 아니니까요.
책의 내용을 많이 벗어난 내용인 것 같은데 저는 책을 읽으며 위와 같은 생각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아 이렇게 블로그 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혹시 읽으시다가 본인의 욕구를 만족시키거나 벗어난 것 같으면 마음 껏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주세요. XD
마무리
책 내용은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읽기 쉽게 쓰인책은 아니었는데요, 이는 번역이 잘 안되었다는 핑계가 있지만 애초에 지식이 없어서 읽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봐야할 요소도 많아서 집중도 많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교양이 많이 쌓이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그 때엔 또 다르게 보일 것 같아서요!
다음 책으로는 논어의 자치학을 집었는데요 이건 몇달이 걸릴지 모르겠네요.